조항산 951m
위치: 충북 괴산군 청천면 - 경북 문경시 농암면 경계
코스:
의상저수지 -능선 -백두대간 갈림길 -조항산 -갓바위재 -계곡 -의상저수지 -입석리

조항산의 수려한 조망
산행:

지능선에서 본 조항산 정상.

조항산은 청화산과 연계하여 산행할 수 있는 백두대간 상의 산이지만 두 산을 잇는 장거리 코스에 부담이 가는 사람들은 상기코스로 원점회귀형 당일산행을 하는 일이 많다. 즉 갓바위재를 경계로 하여 두산을 끊어서 산행하는 방법이다.
산의 곡선은 청화산이 수려하지만 육산의 성격이 강한데 비해 조항산은 바위산의 풍모를 보이는 산으로 잘 생긴 산이다. 청화산에서 다가오면서 본 조항산의 산세는 자못 우람하고 바위 또한 험준해 보인다. 조항산은 청화산과 대야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한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대야산이 지척에 있지만 대야산의 바위가 장년기적 화강암이 주류인데 비해 조항산의 바위는 노년기형 쇄석이 심한 바위들이란 점이 다른 점이다.
송면을 지나 입석리에서 하차한 뒤 다리를 건너 왼쪽 골목길로 들어선다. 청화산 산행때와 마찬가지로 이길을 따라 저수지 둑방까지 온 다음 둑을 가로질러 저수지 왼쪽 길로 들어선다. 호반을 따라 큰길을 꼬부랑거리며 들어가면 청화산 자락으로 깊숙이 패어든 저수지 상류부의 푸른 물길이 시선을 끈다. 호수에 산 그림자도 어리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큰길을 한참 들어가면 길가 풀섶에 리본이 서너개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길이 풀섶에 가려져 있어서 방심하면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조항산에서 계곡을 싸안으며 뻗어내려온 능선을 눈대중하면서 왔다면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청화산과 조항산이 이룬 계곡에서 다른 능선들은 이 능선에 비해 눈에 뜨일만큼 산세가 현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능선이 저수지와 조항산을 직접 연결하는 능선이다.

시원한 송림길 기억에 남을 산행

잡목에 이어서 키작은 소나무들이 나타나는 경삿길 첫부분은 갑갑하여 숨이 막힐 듯하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청화산-조항산능선이 보이는 곳에 이르게 된다. 옆으로 송림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조항산은 청화산에서 뻗어오는 능선을 이어받아 힘차게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길은 점점 송림속으로 빨려들고 길도 완만해져 시원한 산행이 즐겁기만 하고 피톤치드가 가득찬 산길이 길게 이어진다. 송림은 둥치가 큰 소나무숲이어서 대낮에도 그늘이 짙은 산릉이다. 길은 또렷하지만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산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숲속길은 꽤 길어서 인상에 남는 산행을 보장한다.
송림을 지나면 점점 활엽수가 많아지고 능선사면도 조금은 급경사로 변한다. 마루턱을 올라서면 조항산이 가까이 다가오는데 조항산은 중간이 봉긋 조금 올라온 모습에다 급경사로 내래 뻗는 능선 주위에 바위들이 조금 돌출한 형태라 암봉이라기 보다는 육산에 가까운 모습이다. 백두대간을 따라 청화산에서 접근할 때의 모습과는 영 판이한 산형이다.
그러나 능선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어느정도의 고도에 올라서서 1.6km이상 떨어진 정상을 바라볼 때 산의 장중한 기품이 잘 느껴진다는 것은 조항산의 이 능선에서도 확인이 된다. 능선을 따라 길을 더 가면 암봉이 나타난다. 암봉이라기 보다는 황소 잔등처럼 펑퍼짐한 암릉이다. 돌출한 바위도 있지만 대체로 완만한 암릉이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조항에서 청화로 뻗은 능선은 물론이고 대야산직전 마귀할멈 통시바위능선에서 충북 괴산군 쪽으로 내려뻗는 능선 뒤로 대야산 줄기가 보이는 좋은 전망대역할을 하기에 위치나 높이가 적당하다. 괴산쪽 채석장도 보이고 조항산에서 대야산으로 맥을 이어가는 백두대간 날등도 보인다. 경북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와 산너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를 연결하는 고모치일대는 얕으막한 둑방(실제로 680m정도높이)과 같은 느낌을 준다. 저 벽이 허물어졌다면 영남과 중부지역의 문화 언어적 차이는 생성되지 않았으리라. 양쪽의 골짜기가 작은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깊이 패어들어 있는 것을 보니 온갖 생각이 떠오른다. 조항산 일대는 단풍이 보이지 않아 겨울산의 황량한 모습이지만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아직은 단풍물이 들어있다. 암봉을 지나서도 평탄한 능선은 계속된다. 이 능선의 길이는 갓바위재에서 조항산까지의 능선길이의 2배이상이 되는 길이이다.

활엽수림 사이로 보이는 이쪽 저쪽 능선을 조망하면서 길을 재촉하면 경사가 급해지고 조금 더 올라가면 조항산의 어깨쭉지라고 할 수 있는 능선에서 백두대간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 도착하면(해발 800m정도) 정상부근의 경삿길을 제외하면 더 올라갈만한 급경사는 없다. 평탄한 길을 따라 가면 정상이다.
정상의 모습은 황량하다. 잡목이 주변에 산재하여 조망은 썩 좋은 편이 못된다. 바위위에 올라가 대야산 쪽을 바라보면 백두대간을 허물려는 듯이 바싹 다가서서 돌을 캐고 있는 채석장이 대간을 사이에 두고 두 세 군데 허연 상흔을 드러내고 있다. 언젠가 대야산쪽에서 마귀할멈 통시바위능선을 올랐을 때 귀를 멍하게 하던 시끄러운 채석장 굉음의 발생지가 바로 저곳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한심한 생각을 억누를 길이 없어진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지만 백두대간을 저렇게 거덜내는 데는 자연의 이용과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서구적 발상의 폐회와 식견의 부족때문이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석재채굴로 얻는 금전적 이익이 겨레의 자연유산이 국민에게 주는 정신적 효과에 결코 미치지 못하리라는 것은 산이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산술적인 수치로 계산해보지 않아도 다 아는 것처럼 명백하다.
조항산의 진면목은 정상을 거쳐 갓바위재로 내려가는 사이에 뒤돌아본 조항산의 모습으로 알 수 있다. 순해보이던 산은 청화산쪽으로 내려가는 순간부터 험준해진다. 바위지대와 암릉이 나타나고 경관은 변화가 많아진다. 바위 협곡사이로 작은 초지가 보이고 그리로 서늘한 바람이 이미 시든 풀잎을 쓰다듬는가 하면 누에 등어리처럼 유순한 능선이 구불거리며 청화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광경이 지는 햇살속에 멀어지면서 아득히 뻗어 능선산행만이 줄 수 있는 이름모를 희열을 조용히 감지하게 된다. 조항산의 궁기리쪽 사면은 곳곳에 단애가 발달하고 여기저기 암석이 돌출하여 암산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숲은 모두 활엽수로 잎이 다 떨어져 황갈색의 겨울풍광이다. 그러나 암릉지대를 내려오면 능선은 다시 육산의 면모를 되찾고 길가엔 진달래 철쭉류의 강인한 가지가 가는 지나가는 이들의 팔소매를 걷어잡거나 모자를 벗기곤 한다.
이일대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높은 산에 둘러싸인 궁기리 일대의 아늑한 모습. 견훤이 궁궐을 건설하려 했대서 궁기리라고 하고 실제 상궁, 중궁, 하궁이라는 지명이 있다. 조항산은 정상일대엔 암석이 많지만 고도를 낮춰 농암면(문경시)쪽으로 내려가면서부터 암석은 보이지 않고 숲으로 가득찬 풍요한 곡선미의 능선이 처음엔 급하게 차츰 완만하게 궁기리까지 뻗치고 있는데 곡간 분지에 이를 수록 평탄해진다.
완전히 다른 2개지역을 가로지르는 분수령을 횡단하는 기분은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한쪽이 단애로 이루어져 전망이 시원하게 트이고 산곡분지의 아늑함이 피부로 닿아올 때는 더욱 그러했다. 대간을 종주하면 사실 옆으로 눈길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에 무슨 안부, 무슨 봉우리가 있는지에만 신경이 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항산 정상 아래의 암릉을 내려서면 청화산까지의 백두대간은 경상도쪽으로 단애가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정상에서 1시간이면 갓바위재에 도착할 수 있고 갓바위재에서 의상저수지까지 1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다. 조항산을 둘러 원점에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중식시간을 포함, 4시 30분 정도 걸린다.

산행지도

교통편: 청주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입석리행 버스 탑승. 입석리까지 하루 9회운행(입석리출발 6.30, 7.15, 8.30, 8.50, 10.40, 12.40 2.40 4.30, 6.15막차)
상주시출발 입석리행 하루 3회(입석리에서의 출발 7시. 오후 2.50. 오후 7시30분막차)
문화재와 볼거리:
입석리 옥양폭포, 삼송리 600년 수령 용송, 의상저수지, 쌍용계곡, 견훤산성
주변산: 청화산, 백악산, 속리산, 도장산, 군자산, 군자남봉, 칠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