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허리·무릎 통증, 자세만 바꿔도 달라집니다

등산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과 몸이 대화를 나누는 하나의 ‘움직이는 명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순간도, 잘못된 자세나 걸음 하나로 인해 허리와 무릎이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하면 금세 괴로운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특히 초보 등산객일수록 “체력이 부족해서 아프다”라고 단정 짓기 쉽지만, 사실 대부분의 통증은 잘못된 자세와 걸음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산은 평지가 아닙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한 발 한 발이 균형과 근육의 협업을 요구합니다. 이때 자세가 무너지면 체중의 하중이 한쪽 관절에 집중되고, 그 결과 허리와 무릎이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연을 즐기면서도 몸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바로 ‘정확한 자세’와 ‘균형 잡힌 걸음법’이 핵심입니다.

올라갈 때: 허리는 펴고, 상체는 살짝 앞으로

등산길의 오르막은 마치 몸의 균형 감각을 시험하는 경사로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르막에서 상체를 과하게 숙이는 실수를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중심을 잡기 위해 본능적으로 몸을 앞으로 기울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때 허리가 굽으면, 하중이 허리 근육에 집중되며 피로가 급격히 쌓이게 됩니다. 이상적인 자세는 허리를 곧게 펴되, 상체를 10~15도 정도만 앞으로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 각도는 몸의 무게 중심을 자연스럽게 발 앞쪽으로 이동시켜 주면서도, 허리에 부담을 덜어줍니다.

또한 발을 디딜 때는 ‘발뒤꿈치 → 발바닥 → 발가락’의 순서로 부드럽게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무릎이 충격을 흡수할 시간을 벌게 되며, 관절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오르막에서는 짧고 잦은 보폭이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비결입니다. 큰 걸음으로 한 번에 올라가려는 욕심은 오히려 무릎을 혹사시키는 지름길이 됩니다. 등산은 ‘속도전’이 아니라 ‘균형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려올 때: 발끝부터 디디지 마시고, 무릎은 완전히 펴지 마세요

내리막길은 오르막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사실 무릎이 가장 많은 충격을 받는 구간이 바로 하산길입니다. 내리막에서 무릎 통증이 생기는 주된 원인은 ‘무릎을 완전히 펴고 발끝부터 내딛는 자세’입니다. 이 자세는 충격이 그대로 관절로 전해져 통증과 부상을 유발하죠. 올바른 방법은 무릎을 약간 굽히고, 발 전체로 디디며 천천히 체중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즉, 발뒤꿈치로 착지한 뒤 천천히 발바닥 전체로 하중을 옮겨야 합니다.

또한 하산 시에는 보폭을 줄이고, 무게 중심을 뒤쪽으로 약간 이동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미끄러짐을 방지할 뿐 아니라, 다리 근육이 완충 역할을 해 주어 무릎 부담을 줄입니다. 필요하다면 트레킹 폴(등산 스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폴을 두 팔로 체중의 일부를 분산시키면 하체 관절에 걸리는 압박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무릎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께는 ‘두 개의 다리’ 대신 ‘네 개의 다리’로 걷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입니다.

허리 통증 예방을 위한 코어 활용법

등산에서 허리 통증이 잦은 이유는 대부분 코어(복부와 허리 주변 근육)의 미활성화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산에서는 매 순간 균형을 유지해야 하기에 코어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특히 오르막에서는 배를 살짝 당기며 허리를 세워 걷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마치 허리 위에 얇은 끈이 있다고 상상하시고, 그 끈을 살짝 위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면 척추가 안정되고, 하중이 분산되어 허리의 피로가 줄어듭니다.

또한 배낭을 멜 때도 허리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무게 중심이 위쪽으로 몰리면 허리가 뒤로 젖혀져 통증이 생깁니다. 따라서 무거운 물건은 항상 배낭의 아래쪽, 몸통 가까이에 위치시켜야 합니다. 어깨 끈과 허리 벨트를 알맞게 조여 무게가 허리보다는 엉덩이와 허벅지로 분산되도록 조절하면, 등 전체의 균형이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피로를 줄이는 리듬 걷기와 호흡의 조화

산을 오를 때 ‘걸음의 리듬’과 ‘호흡의 타이밍’은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리하게 속도를 내면 근육이 긴장하고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며, 결국 허리나 무릎에 피로 물질이 쌓이게 됩니다. 따라서 두 걸음마다 들이쉬고, 두 걸음마다 내쉬는 호흡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음악의 박자에 맞춰 천천히 걷는 것처럼,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면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통증 예방 효과가 나타납니다.

특히 하산 시에는 ‘호흡보다 중심’에 더 집중하셔야 합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무릎에 실리는 하중은 체중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매 걸음마다 무게를 조절해야 합니다. 이때 호흡을 깊게 내쉬며 상체의 긴장을 풀어주면, 무의식적으로 힘이 분산되어 무릎 부담이 줄어듭니다. 즉, **“숨을 조절하는 것”은 곧 “무릎을 보호하는 기술”**과도 같습니다.

결론: 몸의 신호를 듣는 것이 최고의 기술

결국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몸의 언어’를 듣는 일입니다. 통증은 적의 신호가 아니라,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라는 몸의 친절한 경고입니다. 허리나 무릎이 아플 때 무조건 참거나 빠르게 내려가려 하지 마시고, 잠시 멈춰서 자세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 자체가 이미 자연과의 조화로운 대화입니다.

정확한 자세와 걸음법을 익히면, 등산은 더 이상 통증의 도전이 아니라 ‘건강한 휴식’으로 바뀝니다. 허리와 무릎이 편안해야 비로소 눈앞의 풍경이 마음속까지 들어오니까요. 오늘 산에 오르신다면, ‘높이’보다 ‘균형’을 목표로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한 걸음이 당신의 몸을 지키고, 다음 산행의 즐거움을 이어주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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